여행에서 많은 것을 얻고 온다면 또 버리고 오는 것들도 있다. 여행에서 많은 것을 얻어와야 한다면 또 버리고 와야만 하는 것들도 있다. 2년쯤 쓴거 같은 퍼밍세럼 렉솔 통, 방 창에서 사진 몇장찍고 휴지통에 버리기 전 기념으로 찍게 된다. 화장품 욕심으로 샀던 퍼밍세럼이었지만 이제 정말 필수적으로 또 새로운 퍼밍세럼을 사야하는 나이에 온 것일까 하는 웃긴 의문도 해본다. 방 주인들은 한 건물내에 같이 살면서 잠은 꼭 같이 잔다고 하는데 가끔 집 앞 버스 정류장에서 마주칠때면 아주 로맨틱하다고 한다. 25년 전 처음 만났지만 계속 서로에게 누군가가 있고 각자의 삶이 바쁜 채 그렇게 흘러가다가 5년 전 본격적으로 다시 만나 열심히 사랑하는 중. 공교롭게 여자의 예전 남자도 같은 건물에 사는 데 처음에 무척 껄끄러웠지만 그가 미쳐서 불행하기 때문에 그녀는 그녀의 삶을 담담히 살고 있단다. 많은 사연을 가진 그 집 쓰레기통에 나의 렉솔도 버리고 간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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